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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태안 갔다 오다

세상을 꿈꾸다 2007. 12. 23. 23:48
11월 22일 태안 소원면 소근리에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친구가 다니는 성당에서 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다고 해서 얼른 신청했다. 물론 나는 성당을 안다니지만.

아침 7시 반에 출발해서 11시 20분쯤 현장 도착, 거진 12시가 다되어서야 일을 시작해서 2시 15분에 끝냈다. 주로 작은 돌맹이를 부대에 담는 일을 했다. 기사에서 보던 바위닦는 일은 거의 하지 못했다. 사실 돌맹이 닦아도 깨끗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서 봉사활동 전후로 보도되었던 사진이 참 신기했다.

사실 점심은 나중에 먹어도 좀 더 일하고 싶었다. 끽해야 2시간 정도 일한 거니까. 이래선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밀물이 들어오고 있었고, 더는 할 수 없다고 했다.  물이 점점 들어오면서 기름띠가 확연히 보이면서, 할머니 몇 분이 굽은 등을 하고 힘겹게 걸어가시는 걸 지켜보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데 화가 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더욱 화가 났다.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사죄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삼성중공업과 유조선 관계자에게 화가 났다. 일본에서였다면, 대표자들이 허리 숙여 사죄의 말을 했을 것이다. 그것이 가식일지라도 아무런 표현도 안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원봉사로 직원들이 나가고 있다는 삼성을 보니 정이 떨어진다. 특검도 특검이지만, 바다를 죽인 것은 또 다른 일이 아닌가..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만월이 다되가는 달을 보면서, 다음 번엔 1박 2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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